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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도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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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며

 

류시화 시인은 서문을 대신하여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인용하였습니다.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 "

 

시를 읽고 어떠한 울림을 처음 느꼈을 때를 우아하게 표현한다면 이와 같지 않을까 합니다.

 

이 시집은 서문부터 저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교보문고의 2020 상반기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것을 보면, 이 책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저격한 것 같습니다.

 

 

2. 내용

 

이 책은 류시화 시인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사람이 쓴 시를 모아 놓은 것입니다.

 

간결한 문체로 쓰인 시들이라 가볍게 읽기에 정말 좋습니다.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으면 어느새 금방 완독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인생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정말 좋은 길잡이입니다.

여러 사람의 시를 엮은 책이기에 여러 사람의 인생철학을 접한 후, 본인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해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이 책의 여러 시들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9세기 왕의 충고 - 코막

 

너무 똑똑하지도 말고, 너무 어리석지도 말라.

너무 나서지도 말고, 너무 물러서지도 말라.

너무 거만하지도 말고, 너무 겸손하지도 말라.

너무 떠들지도 말고, 너무 침묵하지도 말라.

너무 강하지도 말고, 너무 약하지도 말라.

너무 똑똑하면 사람들이

너무 많은걸 기대할 것이다.

너무 어리석으면 사람들이 속이려 할 것이다.

너무 거만하면 까다로운 사람으로 여길 것이고

너무 겸손하면 존중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말이 많으면 말에 무게가 없고

너무 침묵하면 아무도 관심갖지 않을 것이다.

너무 강하면 부러질 것이고

너무 약하면 부서질 것이다."

 

이 책의 여러 시들 중에 이 시를 가장 마음에 들어한 이유는 이 안에 삶의 지혜가 녹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인간관계인데,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중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시가 그런 중도에 대해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 책에는 위의 시처럼 지혜를 주는 잠언시들도 있지만, 위트 있는 시들도 있습니다.

 

"술통 - 모리야 센얀(일본선승)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줘.

운이 좋으면

밑둥이 샐지도 몰라."

 

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피식 웃을 수 있는 시가 아닐까 합니다.

 

 

3. 맺음말

 

어떤 책들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읽느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달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책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이 책을 20대에도 읽었지만, 20대를 지나 30대가 된 지금 읽으니 또 다른 시각으로 읽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시가 익숙하지 않았던 분들은 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다른 사람은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삶을 살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여러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진정한 삶의 지혜는 역시 책에서 찾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인간의 지혜가 함축해서 녹여져 있는 것이 바로 '시'가 아닐까 합니다.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장난 같은 시들이 아니라,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남겨진 시들을 접할 수 있는

영원한 베스트셀러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집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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